지난 3월 23일 오후 1시반에 본교 앞에는 54인승 검정 버스 한 대가 학생과 학부모들의 탑승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와 교사들을 태우고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한인 유적지 현장학습을 가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서 보내온 버스였습니다. 학생들과 학부모님 그리고 교장선생님과 정철화 이사장님 내외분이 시간에 맞추어 버스에 탑승하였습니다. 1시간 20분을 달려서 샌프란시스코 Clay Street에 있는 총영사관에 도착하였고 다른 학교 학생 및 교사 학부모가 탑승하였고 박준용 총영사님과 우창숙 교육원장님도 탑승하여 드디어 샌프란시스코 지역 한인 유적지 탐방이 시작되었습니다.
111년 전 오늘 샌프란시스코 페리 부두에서는 3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습니다. 장인환 전명운 의거라고 불리는 이 사건은 민족 독립을 위한 의열투쟁의 효시가 되었고, 미주 한인들의 민족적 단결과 독립운동 전개에 하나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학생들은 먼저 장인환 전명운 의사의 의거 장소인 페리 빌딩을 방문하였고 총영사님이 그 당시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으로 들려 주었습니다.
다음 행선지는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였는데 90이 훨씬 넘으신 한국 전쟁 참전 용사 분들이 학생들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19살 혹은 20살 때에 고향을 떠나 태평양을 건너 머나먼 나라였던 한국에 와서 한국인들을 위해 참전했던 분들과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따뜻하고도 감명이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여러 가지 질문도 하고 용사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마지막 행선지는 총영사관으로 총영사관 홀에 전시된 일제 강점기 때 우리 나라에 왔던 윌리엄 아서 노블 목사(William Arthur Noble, 1866~1945)의 후손들이 소장한 사진을 보며 100년 전 한국의 여러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진을 전시한 홀 중앙에는 일제강점기 당시의 태극기의 모습을 재현한 태극기가 걸려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태극기와 사진들에 관한 질문도 하며 총영사님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으로 간식으로 준비된 샌드위치와 과일 그리고 음료와 다과를 나눈 후에 작별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한국학교 선생님처럼 학생들에게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을 자세히 해주신 총영사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학생들은 모두 행운의 2불짜리 지폐를 선물로 받았는데 앞으로 $2짜리 지폐를 볼 때마다 이번 유적지 탐방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